#1

많은 기업에서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이라고 선뜻 말한다.

특히 복잡하고 변덕스러운 경영환경이 일상적이 된 요즘의 VUCA(변동적이고 Volatile, 불확실하며Uncertain, 복잡하고 Complex, 모호한 Ambiguous) 시대에는 '사람이 경쟁력이다'라는 말을 그 어느 때보다 자주 듣는다.

과연 이러한 외침은 진짜로 기업의 인사 운영에 반영되고 있을까?

구성원을 경쟁우위의 핵심 '자산'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비즈니스 실행과 성과 창출의 출발점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사람을 '진짜로' 중요한 자산으로 여긴다는 관점에서 우리는 인적자산의 가치를 묻는 다음의 질문에 명확하게 답할 수 있어야 한다.

  • 비즈니스 실행에 필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 구성원을 통해 얼마만큼의 매출과 수익을 얻을 수 있는가?
  • 경쟁사에 비해 어느 정도의 인적 경쟁력이 있는가?
  • 발생 가능한 인적 리스크는 어느 정도인가?

 

#2

위의 질문에 명확한 답을 하려면 무엇보다 '언어'가 필요하다.

미국의 한 플랜트 기업은 자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베네수엘라의 시장에 진출했지만,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불명예스럽게 철수했다

실패의 이유는 '언어'에 있었다.

베네수엘라의 공용어인 스페인어에 익숙하지 않았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들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스페인어 전문 인력을 갖추었고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전문 통역사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었다.

진짜 이슈는 사업 추진에 필요한 사람과 그들의 가지고 있어야 할 스킬과 역량을 측정하고 의사 소통할 수 있는 인사의 '언어'가 없다는 것이었다.

당시 사업 담당 임원은 "우리가 베네수엘라에서 성공하는데 필요한 사업수행역량이 어느 정도이고 현재 구성원이 얼마만큼 준비되어 있는지를 가늠할 '언어'가 있었다면, 베네수엘라에서 성공할 수 있었을 것이다"라며 지난 실패를 반성했다.

사라토가(Saratoga Institute)의 설립자인 잭 핏칭(Jac Fitz-enz) 역시

HR은 자신들이 창출한 가치를 전달하는 방법, 정확히 표현하자면 전달하는 '언어'를 가지고 있지 않아 회사의 전략 실행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 The New HR Analytics, Jac Fitz-enz, 2010)

 

#3

HR에서 '언어'가 부족한 모습은 종종 볼 수 있다.

M&A 추진하는 과정에서 설비, 주식 교환 비율 등 고정자산이나 재무재산은 매우 세부적인 사항까지 논의가 된다.

반면 엄청난 비용(인건비)와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인적자산은 상대적으로 단순히 지나치고, 고정자산이나 재무자산과 동등한 위치에서 바라보기 보다는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이는 어찌 보면 HR의 활동과 가치를 표현할 수 있는 정량적, 객관적인 언어가 존재하지 않는 인사에서 당연한 현상이다.

HR 이외의 다른 비즈니스 활동들은 양이든 품질이든 주로 숫자로 표현되었다.

생산, 사업, 재무 부서 등은 얼마나 많이 생산해서(생산성), 얼마나 많이 판매하고(판매량), 어느 정도의 수익(수익성)을 올렸느냐가 핵심 이슈고, 프로세스 품질 역시 6시그마와 같은 정량화된 언어를 가지고 있다.

회계는 15세기에 자신들의 언어를 가지기 시작했다.

프란체스코회 수도사이자 수학자였던 루카 파치올리(Luca Pacioli)는 1494년 『산술집성』이란 저서를 통해 당시 베니스를 비롯한 이탈리아 상인들 사이에서 이어져오던 복식부기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파치올리가 정리한 체계적 복식부기 구조는 500여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거의 변함없이 그대로 적용되어 강력한 비즈니스 언어가 되었다.

반면 인사는 여전히 인적자산의 가치와 활동을 정확히 표현하는 언어가 부족하다.

구성원을 통해 얼마만큼의 매출과 수익을 얻을 수 있는지, 경쟁사에 비해 어느 정도의 인적 경쟁력이 있는지, 발생 가능한 인적 리스크는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HR이 사용하는 대부분의 용어는 정성적이고, 주관적이고, 모호한 편이다.

있더라도 지속적으로 활용되는 보다는 일시적으로 유행하다 사라지거나, 전사적으로 공감대를 얻지 못한다.

 

#4.

인사가 자신만의 언어를 가지기 위해서는 지표관리에서 애널리틱스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 지표관리에서 애널리틱스로

'Trend & Strategy' 카테고리의 다른 글

CHRO는 훌륭한 CEO 후보다.  (0) 2015.10.22
가장 우선 시 되는 경영 기술. 적재적소  (0) 2015.10.22
인사의 이름은?  (0) 2015.10.22
CEO의 주된 관심사는?  (0) 2015.10.22
HR 3.0 시대  (0) 2015.10.14
Posted by jooso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