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PBS(Public Broadcasting Service) Newshour에 흥미로운 리포트가 올라왔다.
자신의 모든 것을 측정하고 기록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뉴욕에 사는 41세 밥 트로이아는 자신의 수면상태를 기록하는 것을 시작으로 아침에 일어나며,
심장박동수, 혈압, 혈당치, 심지어 손가락으로 반응능력 테스트까지 한다.
출근하면서 가슴에 모니터를 붙이고 하루 종일 심박수, 체온, 스트레스 레벨 등을 측정한다.
그가 자신의 일상 생활을 기록하는 것은 그의 당뇨병을 관리하고 더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다.
좀 지독하다 생각되는 점은 자신의 건강 뿐 아니라 하루의 업무내용과 활동까지도 이런 식으로 세밀하게 측정하고 기록한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하루 중 언제가 자신의 생산성이 가장 높은 시간대인지도 측정한다.
(* http://www.youtube.com/watch?v=NP5okzCjrj0&feature=player_embedded)
#2.
스마트 시대가 가속화되고 웨어러블 기기가 보급되면서 이런 유형의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언론에서는 이들을 'Quantified self', '자기 계량화 인간'이라 부른다.
Quantified Self는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한 2014년 '떠오르는 10대 기술' 중 하나로 포함됐다.
(* 'Top10 Emerging Technologies 2014, World Economic Forum)
지금까지 Quantified Self 기술은 사용자의 건강상태나 행동을 개선하기 위해 일상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온라인에 접속하고 실시간으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스마트 시대에는 Quantified Self 역할이 더 부각되고 있다.
스마트기기 확산으로 우리는 나와 주변 사람들이 누구와 교류하는지, 어디를 가는지, 무엇을 하는지 쉽게 파악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정보화할 수 있다.
획득한 방대한 자료와 특화된 인식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나와 그들의 생활 습관이나 행동 에 대해 보다 자세하게 파악하고 예측할 수 있게 된 것은 놀라운 변화이다.
#3.
우리는 무언가를 측정하는 데 중독되고 있다.
Pew Internet Research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21%가 자신들의 운동 활동을 측정하는 스마트 테크놀로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 발표된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스마트 기기를 통해 디지털 시계와 자동차, TV 등 다양한 환경과 접속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우리는 더 많은 일상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 됐다.
(* 'Everything You Need to Know About Google’s I/O', WIRED, 2014.6)
걸음걸이와 일상 활동을 측정하는 Fitbit, Jawbone, Nike 디바이스는 핫 아이템으로 팔리고 있다.
전세계 12억 이상이 사용하는 페이스북은 그 자체로 하나의 정보 수집 장치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사람들은 자신들이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며, 누구와 있는지를 끊임 없이 포스트 한다.
트위터 역시 사람들이 어디 있고, 무엇을 읽으며,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4.
'Quantified Self' 움직임이 확산됨에 따라 기업에서도 '구성원 정보의 계량화(측정, 분석, 예측)'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시기이다.
많은 회사들이 구성원의 회사 안팎 생활을 수집하고 모니터링, 분석하는데 점차적으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생기업들도 점차 늘고 있다.
1) 구성원 모니터링
사실 오래 전부터 회사는 직원들이 회사 전산망을 사용해 어떤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는지 감시해왔다.
이제는 더 나아가 직원들이 누구를 만나고 어디를 가는지 등의 일상 생활도 모니터링 할 수 있게 됐다.
뉴욕 타임지는 이를 가능케 하는 테크놀로지를 소개했다.
(*Unblinking Eyes Track Employees, New York Times, 2014. 6)
이러한 테크놀로지를 통해 회사는 직원들이 누구를 만나고 어떠한 사회적 관계를 맺는지 알 수 있다.
이제 회사에서만 가식적으로 관계를 잘 맺는 사람을 구별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직원 중에 진짜 사교적인 사람이 누구이고, 누가 정말로 고객 서비스를 잘 할 수 있는지를 밝혀낼 날도 멀지 않은 듯 한다.
일부 기업들은 구성원의 이메일 사용 패턴을 분석하기도 한다.
이메일 내용을 파악하는 게 아니라 회사 내 의사소통 패턴을 연구하기 위해
누구에게 이메일을 자주 보내고(참조를 포함해서) 누구로부터 이메일을 받는지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조직문화를 개선하거나 고성과자의 의사소통 패턴을 파악한다.
2) 조직 몰입, 만족도 파악
대부분의 기업들이 회사에 대한 구성원의 생각과 만족도를 파악하기 위해 해마다 설문조사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조사는 자칫 조직간 비교 잣대가 되어 의도적으로 설문 점수를 높이기도 한다.
또한 의례적인 활동으로 인식되어 답하기 귀찮은 직원들은 모든 문항에 건성으로 답변하기도 한다.(보통 평균 점수를 준다.)
결국 원래 의도와는 다르게 구성원의 만족도 조사는 형식화되고 별다른 시사점을 얻기 어려워진다.
전통적인 직원 의견 조사를 대체하기 위해 새로운 방식들이 등장하고 있다. (대부분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다)
이러한 조사 도구와 방식은 회사와 업무에서 구성원이 느끼고 있는 정보를 사실적으로, 그것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CultureAmp, Achievers, BlackbookHR, TinyPulse, TemboSocial, Hppy 등이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최근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업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고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잘만 활용한다면 정기적인 설문조사 따윈 필요 없을 수도 있다.
'잡플래닛'은 회사의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회사에 대해 느끼는 정보를 솔직하게 공유하는 사이트로,
이 사이트를 통해 국내 대부분의 회사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볼 수 있다.
승진기회 및 가능성, 복지 및 급여, 업무와 삶의 균형, 사내문화, 경영진에 대한 평점이 회사별로 비교된다.
또한 '살아있는 언어'로 표현된 각 회사의 장단점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삼성은 "소개팅이 많이 들어오는 회사", 현대는 "군대문화 남아있지만 사람들이 좋은 회사", LG는 "인사정책 관대하지만 임원의 역할 모호", 구글은 "근무 분위기 자유롭지만 칼 같은 성과주의"와 같은 구성원의 속내를 볼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경영진의 사퇴를 유발할 수도 있는 성차별이나 비리도 폭로된다.
(* '본인보다 가족이 선호하는 회사는? 남성보다 여성이 대우받는 회사는?', 한국경제신문, 2014.6)
3) 이직방지, 애널리틱스
Entelo, OrgStars와 같은 회사들은 구성원의 이직 의사를 분석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회사들은 구성원이 활동하는 모든 소셜 미디어의 정보를 수집하고 점수를 매겨 구성원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있는지, 이직 의도는 어느 정도 인지를 밝혀낸다.
Evolv On Demand, IBM, Visier, PeopleAnswer는 각 회사 내부 HR 관련 데이터를 활용해서 애널리틱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회사 내 고성과자의 특성을 밝혀내고, 합리적인 채용 기준을 수립하거나 리더십 평가 요소를 수립하는데 도움을 준다.
SuccessFactors와 Workday는 각 회사 내부 데이터가 아닌 자신들의 수집한 자체 데이터를 통해 이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5.
회사는 구성원에 대한 엄청난 데이터(직무 경험, 이전 직장 경력, 보상 수준, 성과평가 결과, 출퇴근 시간 등)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를 활용해서 구성원 정보를 계량화 한다면 더 나은 업무 환경 구성하고 비즈니스 성과를 높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물론 구성원 정보 계량화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구성원 정보 계량화 시 사용되는 테크놀로지와 서비스는 정보 보안 문제나 사생활 침해 이슈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 삶을 되돌아보자.
우리는 이미 소셜 네트워크나 스마트 기기로 사생활의 상당부분 포기하고 살아간다.
오히려 이를 즐기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없다면 보안이나 사생활 문제는 조금 유연하게 바라봐야 할 것이다.
온라인에서 회사와 상사에 대해 불평하는 구성원에 대해서는 어떻게 봐라봐야 할까?
문제 직원으로 간주하고 조치를 취해야 할까? 익명성을 전제로 한 의견은 진실되지 않다고 무시해야 할까?
인사는 투명성이 매우 중요하다.
연간 성과평가, 핵심인재 선정, 보상 인상 등과 같이 과거에 은밀하게 이루어지던 인사 운영 업무도 이제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인사는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데이터를 제공하는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지 않을까 싶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는 세상이다.
데이터 기반 사회에서의 업무 환경은 더 정보화되고 더 투명해지고 있다.
이제 인사는 세상의 변화를 받아들여 Quantified Self 에서 Quantified HR로 나아가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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