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국 경제주간지 Fortune에 따르면 채워지지 않은 일 자리로 인해 미국에서만 연간 1,600억 달러의 경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2010년 이후 평균 실업률 5~8%를 감안할 때(일할 사람이 있다는 의미), 기업들이 빈 일자리를 채우지 못하는 현상이 다소 역설적으로 보인다.
이런 현상의 가장 큰 이유로 스킬 갭(Skill Gap)이 거론되고 있다.
실제 2014년 글로벌 CEO 1,3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63% 이상이 사업수행에 있어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스킬 갭을 꼽기도 했다.
오늘날과 같이 지식, 기술 중심의 경영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킬 갭, 즉 역량을 갖춘 인재를 적시에 확보하지 못하는 것은 기업성과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 ▶▶ 사람은 많은데 정작 쓸만한 사람이 없다)
#2
비즈니스 환경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어찌 보면 복잡하고 변덕스러운 환경은 기업에서는 일상이 되어 버렸다.
따라서 인사 계획과 운영도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수가 되어버린 시대이다.
경영환경 변화로 인해 기존에는 중요하지 않았던 기능이나 직무가 회사의 성패를 좌우하는데 핵심으로 부각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통신산업의 경우 지난 20년간 많은 환경 변화를 겪으면서 핵심적으로 요구되는 인적자원과 필요한 역량이 네트워크 관리 중심에서 고객서비스로, 다시 고객서비스에서 컨텐츠 역량으로 변화해 왔다.
1990년대까지 통신사들은 공공기관이거나 갓 민영화된 기업이 대부분으로 관리와 네트워크 기술이 핵심이었다.
2000년대 들어서 통신사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고객 서비스가 경쟁 우위의 핵심으로 등장하였고
더불어 모바일의 등장은 관련 테크놀로지를 개발하고 활용하는 역량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최근 들어서는 통신사 생존의 핵심은 유선과 모바일 비즈니스를 이끌 컨텐츠 생성을 핵심 성공요인으로 보고 있다.
#3
새롭게 부각된 핵심 직무(Pivotal Role)들은 기존의 육성 시스템과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확보할 수 없는 역량을 요구한다.
( ▶▶ Pivotal Role이란)
경영환경이 안정적인 시기라면 전통적으로 활용되던 사수-부사수 관계의 도제식 방식을 통해 필요한 스킬을 전수하고 역량을 쌓을 수 있겠지만 기업의 경쟁 환경은 그리 너그럽지 않다.
전통적인 방식의 육성을 통한 역량 향상은 사업환경과 경쟁의 속도를 따라 잡기에는 한계가 있다.
미국의 한 제조기업은 기존 사업 영역과는 다른 MRI 의료기기 사업에 뛰어 들면서 생산 역량에서 영업 역량이 사업 성과에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이 회사는 기존 영업인력으로 MRI 스캐너를 판매하도록 하는 전략을 수립했지만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려운 전략이었다.
MRI 스캐너 영업은 신경외과 의사부터 병원 행정담당자를 접촉하는 일로 높은 수준의 기술적 지식이 요구되는 직무로,
의료기기를 판매하지 않았던 기존의 영업인력에게 이러한 전문성을 단기간에 쌓으라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결국 이 회사는 의료기기 사업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 의료기기 엔지니어 중 일부에게 영업 스킬 역량 교육을 실시하고 영업 업무로 배치하였으나 이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결국 MRI 영업인력에게 요구하는 역량과 실제 직원들이 가진 역량 간의 간격(Skill Gap)은 점차 커지는 결과를 낳았다.
#4
스킬 갭 현상은 인력계획에 있어 양(인력수)뿐만이 아닌 질(인적역량)이 중요함을 보여준다.
전통적인 인력계획은 적정한 인원수를 산출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매년 수립하는 사업계획의 일부분으로 인력계획을 집어넣어 각 부서를 통해 양식에 따라 필요 인력 규모를 파악하도록 시키고 이를 합산하는 형태를 주로 취한다.
이러한 예측은 부정확하고 비현실적이다.
특히 사업 환경 변화와 이에 따라 요구되는 인적역량을 구체적으로 정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업계획 실행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
#5
전략적 인력계획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져야 한다.
최근 한 다국적 기업은 중국 시장 확장을 위해 25,000명의 영업 인력을 채용을 계획했다.
적절한 인력 채용을 위해 이의 3배수인 75,000명의 지원자가 필요했다.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채용한 인력의 약 50%가 2년 이내에 경쟁사에게 빼앗길 수 있다는 시장 상황이었다.
그래서 이 회사는 150,000명의 지원자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지만,
더 큰 문제는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비슷한 전략을 수립한 경쟁 기업이 5~10개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러한 가정을 토대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50만에서 많게는 100만명의 지원자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아무리 중국의 인구가 세계 1위라지만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계획이었다.
당연히 이 사업전략과 인력계획은 현실화되지 않았다.
역량을 갖춘 인력이 있지도 않을 뿐더라 예상한 지원자 수를 감안할 때 받아들여지지 않는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중국시장 진출은 적절한 기업을 인수하는 것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였다.
사례에서 보듯이 단순한 숫자 계산으로 인력수를 예측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전해주는 경우가 발생한다.
국내 한 은행의 경우도 숫자가 알려주는 대로 인력운영을 했다가 큰 손실을 봤다.
이 회사는 글로벌 외환 위기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비용 구조 개선을 위해 200명의 인력을 명예퇴직 시킨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물론 이를 실행하면서 발생할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넉넉한 명예퇴직금과 그 외 지원 패키지를 준비했다.
계획대로 200여명의 인력을 정리했지만 문제는 명예퇴직한 인력의 대부분 회사에서 인정받는 우수한 직원이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회사의 사업 회복으로 1년 이내에 퇴직한 200명 중 140명을 재고용해야 했다는 사실이다.
만약 이 은행이 회사의 비즈니스를 위한 중요한 사업수행역량이 무엇이고,
이의 실행을 위해 누구를 남겨야 하는지에 대해 먼저 생각했다면 이런 어이 없는 상황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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