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Analytics

왜 HR 애널리틱스가 필요할까?

joosoo 2015. 10. 22. 10:57

#1

메리엄웹스터(MERRIAM-WEBSTER)는 170여 년 전에 만들어진 미국 영어를 위한 최초의 사전으로 현재 미국 사전의 표준이자 대명사이다.

2003년부터 매이엄웹스터는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며, 시대 정신은 무엇인가를 알아보기 위해 매년 '올해의 단어'를 선정하고 있다.

2006년 올해의 단어는 '트루시니스(Ttuthiness)'로 선정되었다.

트루시니스는 '사실이나 근거 없이 느낌으로 믿는 진실'이란 신조어로

우발적이거나 심지어 의도적인 거짓도 어느 정도 '진실스럽게' 들리기만 하다면 진실로 받아들이는 현상을 뜻한다.

(* '원씽 The One thing', Gary Keller & Jay Papasan, 2013)

문제는 기업들이 옳다고 믿는 것이 전혀 옳지 않을 때에도, 그 믿음을 의심하지 않고 행동을 계속 이어 나간다는 점이다.

"개구리를 끓는 물에 집어 넣으면 바로 뛰쳐나오지만, 미지근한 물에 넣어 천천히 온도를 높이면 가만히 있다가 죽는다."

"생선은 머리부터 썩는다."

"말이 아니라 기수에 돈을 걸어라."

오랜 기간 진실이라고 믿어 온 말들이다.

과연 이런 이야기들은 진실인가? 어떠한 방식으로 든 검증된 내용인가?

헛된 믿음과 거짓도 오랫동안 자주 쓰이다 보면 결국 친숙하게 느껴지고 어느 순간 진실처럼 들리게 된다.

그리고 기업들은 이를 바탕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을 '잘못된 방향'으로 내리기 시작한다.

의사결정을 내기리 위한 명확한 공식이 없다 보니 언제나 익숙하고 편안한 방식을 찾게 된다.

 

#2.

스탠포트 대학의 제프리 페퍼 교수는 치열한 글로벌 경쟁 시대에는 기존의 관행, 경험, 벤치마킹 보다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증거에 의거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근거 기반의 경영(Evidence-based Management)을 강조하였다.

특히 사람의 특성이나 내면은 제품이나 시장(고객)처럼 숫자나 도표로 정형화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많은 기업이 사람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때 과거의 관행대로 하거나,

경쟁사의 운영현황을 벤치마킹 하거나, 경험 혹은 직관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객관적 사실과 과학적 근거보다 과거의 관행, 개인적 경험과 직관에 의존한 의사결정은 잘못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사람에 대한 의사결정은 한번 시행되면 그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더욱 합리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조직 내 구성원과 관련된 의사결정은 그 결과가 조직 전체 차원에서 성과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인이다.

따라서 HR 의사결정은 데이터 분석(애널리틱스)을 통해 합리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2.

오랜 기간 동안 의사결정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 '검색'이 널리 활용되었다.

인터넷뿐만 아니라 연구기관, 동종업계 모임, 개인적인 친분 등을 통해 얼마만큼 양질의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가가 중요했다.

최근 들어 이러한 상황이 변화하고 있다.

어디서 정보를 확보하느냐가 보다는 어떻게 분석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정보의 획득 가능성이 수월해지면서 '빅데이터'가 뜨거운 이슈로 주목 받고 있다.

기존 정보 검색의 주 목적이 '발견' 이라면 빅데이터 의 핵심은 '예측'이다.

빅데이터는 단순히 규모가 큰 데이터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빅데이터는 규모(Volume), 다양성(Variety), 속도(Velocity)의 세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기업 내에 빠르게 축적되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인적자원 관련 정보도 일종의 빅데이터라 말할 수 있다.

빅데이터 시대에는 너무 많이, 너무 다양하게, 너무 빨리 데이터가 쌓이고 변화하기 때문에

자칫 일부 편향된 데이터만으로 분석이 이루어지거나, 아예 데이터 분석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감에 의한 경영활동을 할 수 있다.

애널리틱스는 이러한 위험을 최소화하고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도록 도와준다.

Forbes와 맥킨지 컨설팅이 함께 실시한 조사를 살펴보면,

조직 운영에 있어 애널리틱스를 사용한 기업들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5~6% 높은 성과를 보였다.
(* 'Big data and advanced analytics: success stories from the front lines', Forbes and Mckinsey & Company)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고, 관리하는 것이 경쟁우위 원천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측정, 분석할 수 없다면 합리적으로 관리, 예측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3.

빅데이터 시대가 도래하면서 애널리틱스는 기업 경영의 여러 영역, 특히 마케팅, 소비자 분석, 생산관리, 구매 영역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반면, HR에서는 아직까지 애널리틱스를 적용하는 사례가 많지 않다.   ▶▶ 기업에서 애널리틱스 적용 정도

이를 달리 생각하면 HR은 애널리틱스를 활용하여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의 영역이다.

경영진과 리더들은 HR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

- 어떤 업무 환경에서 구성원들이 높은 성과를 내는가?
- 왜 어떤 구성원을 높은 성과를 내고 다른 구성원들은 그렇지 못한가?
- 어떤 구성원이 훌륭한 리더로서 성장 잠재력이 있는가?
- 지원자 중에서 우리 회사에서 잘 적응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 무엇이 높은 수준의 조직 몰입을 만들고 퇴직을 방지하는가?
- 어떤 인재가 높은 수준의 고객 만족과 고객 유지를 만드는가?
- 우리 회사는 어떤 영역에서 인재가 부족한가? 내년에 필요한 인력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HR은 이러한 질문에 정확한 답을 할 수 있을까?

아직까지 대대수의 대답은 '글쎄요' 이다.

많은 경우 채용, 승진, 보상, 경력개발에 있어 누군가의 감, 경험 또는 기존에 옳다고 믿어온 (검증되지 않았지만) 시스템에 의존한다. (* The New HR Analytics, Jac Fitz-enz, 2010)

항상 해오던 진부한 방식이지만 누구도 바꾸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다 보니 HR은 오랜 기간 동안 '파괴적 기술(Distruptive Technology)'이 거의 없었다. (* 파괴적 기술: 산업의 법칙을 극적으로 탈바꿈시키는 혁신적인 아이디어, sourced by 하버드 대학 Clay Christensen 교수)

글로벌 경쟁, 유동성 위기, 인재 전쟁 등 많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피플 게임" 법칙은 늘 비슷하다.

조직구조, 문화, 종업원 구성 등에 근본적인 변화에 일어나도 사람을 관리하는 방식에 큰 변화는 없다.

조직에서 HR은 절대 해독할 수 없는 블랙박스가 있는 듯 언제나 그래 왔다.

그러는 동안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도구는 빠르게 발전했다.

그러나 HR은 일상적인 업무에 치여 또는 언제나 해오던 방식이 맞는다는 신념 하에 이를 HR에 적용하는 것을 꺼려왔다.

 

#4.

미국의 한 대형 금융회사 역시 30년간 그들이 옳다고 믿어온 가정하에 인사운영을 해왔다.

그들은 높은 순위의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직원들이 높은 성과를 낼 것이라는 믿음하에 선발, 승진 프로세스를 운영했다.

그러나 실제 영업성과와 여러 HR 데이터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성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

 성과와 관련이 없는 요소

 - 철자와 문법적으로 오류가 없는 이력서
 - 휴학을 하지 않고 학위를 수여
 - 부동산, 자동차 등 고가의 상품을 판매한 경험
 - 지시가 모호한 상황에서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능력

 - 졸업 학교
 - 학점
 - 평판

데이터는 진실을 말해준다.

30년간의 옳다고 믿고 운영된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데이터는 다른 이야기를 말한다.

이 회사는 분석된 데이터에 기반한 채용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다음 해에 400만$의 수익 증가를 경험했다.
(* Source: 'Big Data in HR', Bersin & Associates, 2012)

이제 HR은  더 의미있는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데이터가 말해주는 스토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기업들은 구성원의 인적 정보, 고과, 교육, 직무경험 등 많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는 인적자원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때 과학적으로 사용되어 왔는가?

아직 그렇지 못하다면 또는 제한적으로 사용되었다면, HR 애널리틱스는 비즈니스에 많은 가치를 줄 수 있는 기회 영역이다.

 

#5.

많은 경우 HR은 기업의 다른 기능과 단절되는 현상을 보인다.

IT 기술이 기업 내 여러 기능간 협업을 효율적으로 만들었지만, HR은 여전히 전략적인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유행과 트렌드에 휩싸여 남들이 도입한 제도나 운영방식을 도입하여 퇴화하는 HR 운영에 덧대기가 일쑤다.

어느 순간 HR은 조직에 잘 맞춰진 맵시나는 옷이 아닌 누더기가 된다.

마치 오래된 차를 덧칠하고는 연비가 개선되기를 기대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유행하듯 등장하는 제도, 운영방식, IT 시스템, 교육 패키지 등은 도구일 뿐이다. 솔루션이 아니다.

만약 조직의 토대가 약하면 새로운 도구는 조직을 변화시킬 수 없으며 심지어는 조직의 약한 토대를 더욱 굳어지게 할 수도 있다.

HR에 더 이상 누더기 천 따위는 불필요하다. 이미 충분히 덧대어졌다.

기업은 절실하게 파괴적인 HR관리 기술이 필요하다.

그 첫 발걸음을 애널리틱스(분석과 예측)로 내디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