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의 시대
#1.
HR=Cost 시대
1960년대까지 사람(또는 HR 기능)은 비용으로 인식되었다.
이 시기에 HR은 전사적 기능이라기 보다는 현장 라인의 단순 행정 업무였다.
당시 HR 기능이 단순했던 이유에 대해 Saratoga Institute의 설립자인 잭 핏칭(Jac Fitz-enz)은
HR이 자신들이 창출한 가치를 전달하는 방법을 몰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 The New HR Analytics, Jac Fitz-enz, 2010)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전달하는 '언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금도 그러하듯이 당시 HR이 사용하는 대부분의 용어는 정성적이고, 주관적이고, 모호했다.
경영진이 사람에 대해 궁금한 사항을 물어보면 HR은 감이나 경험으로 대처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었다.
"직원들의 사기는 어떤가요?"
"좋습니다."
"얼마나 좋은가요?"
"매우 좋습니다."
"…?"
#2.
HR은 객관적인 '그 무엇'을 만나야 한다.
다시 말해, HR 활동과 가치를 표현할 수 있는 정량적, 객관적인 언어(숫자)를 사용해야 한다.
HR 이외의 다른 비즈니스 활동들은 양이든 품질이든 주로 숫자로 표현되었다.
얼마나 많이 생산해서(생산성), 얼마나 많이 판매하느냐(판매량)가 핵심 이슈였고, 6시그마 같은 프로세스 품질이 강조되었다.
그러나 70년대 HR이 사용한 언어는 단순 인건비, 업무 시간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정성적이었다.
80년대 들어서면서 인사 업무의 양적 가치 측정을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고,
2000년대에 이르러서야 HCROI라는 정량적인 개념으로 발전하였다.
인사 활동과 가치에 대한 패러다임이 'HR 부서 내 운영관리'에서 '조직 차원의 인적자원 관리'로 전환되어,
수학과 통계 기법을 활용한 본격적인 HR 데이터 분석, 애널리틱스(HR Analytics)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3.
HR 분석 시대 = 예측
데이터 기반의 HR 애널리틱스는 주관적인 편견을 최소화하고 분석 결과를 HR 외에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분석된 결과만으로도 기존에 기대하지 못했던 '정량적', '객관적' 의미를 가진다.
또한 HR 영역을 넘어 조직 차원의 전략실행, 사업계획, 재무 관련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다.
그러나 오랜 기간 HR의 활동과 가치를 표현하는데 뒤쳐져 있었기에 여기서 만족해서는 안 된다.
한걸음 더 나아가 빅데이터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빅데이터를 통한 분석이 고도화되면서 자연스럽게 부각된 분야가 바로 '예측' 이다.
과거 및 현재의 데이터로 미래에 발생할 결과를 가늠하고 경영에 활용하는 것이다.
HR 애널리틱스가 기존 HR 운영과 차별점을 가지고 '예측'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채널을 통한 지속적이고 상시적인 정보의 수집, 관리가 필요하다. ▶▶ HR 관련 데이터 종류
수집된 다양한 HR 정보는 상호작용을 통해 이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발견을 이끌 수 있다.
#4.
많은 회사들이 조직에 대한 구성원의 만족도나 의견을 파악하기 위해 주기적인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그러나 직원의식조사는 자칫 조직간 비교 잣대가 되어 의도적으로 설문 점수를 높이는 암묵적인 압박이 발생한다.
또한 의례적인 활동으로 인식되어 설문 결과가 평균에 수렴하는 부작용이 발생하여 구성원이 생각하는 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게 된다.
HR 애널리틱스는 이러한 한계점을 보완하고 구성원의 '감성'까지 읽어 내는데 도움을 준다.
굳이 주기적인 설문조사를 하지 않더라도 구성원이 자신들의 의견을 드러내는 곳은 많다.
사내 게시판, 블로그, 메신저 등 에 하루에도 수 많은 글들이 오고 간다.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 또는 텍스트 애널리틱스 기법을 활용하여 이러한 글 속에 숨겨진 구성원의 마음속 진실을 읽어내는 것이 가능하다.
구성원이 생산해내는 자발적인 콘텐츠(데이터)가 많을수록 분석은 더 많은 신뢰성과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
분석 결과는 다양한 HR 운영에 활용할 수 있다.
공정한 평가제도를 만들고 경쟁력 있는 보상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우수 직원의 퇴직의사를 감지하고 예방 프로그램을 설계할 수 있다.
직원 생산성이 떨어지는 시점을 예측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주의해야 할 것은 개인의도를 파악하는 HR 애널리틱스는
개인 단위가 아닌 조직 단위로 이루어져야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또한 글로벌화된 경영환경에서는 다양한 지역의 구성원 이력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 분석하여 세밀한 맞춤형 관리가 필요하다.
구성원 맞춤형 관리는 마치 고객 하나 하나를 세분화하여 접근하는 'Market of one' 개념에 빗대어 'Workforce of one'이라고도 부른다. (*'Workforce of One: Using Customization to Improve Performance and Manage Talent", David Smith & Susan Cantrell, 2009)
'Workforce of one' 실현을 위해서는 기존에 쌓아온 구성원의 다양한 정보를 자동적,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여 데이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전략적으로 HR을 운영 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우리 회사 직원은 어떤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인적자원이 적재적소에 활용되고 있는지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사업 추진에 필요한 인재가 충분한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여 선제적으로 확보, 육성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제 '적절한 가치를 창출하느냐'는 CEO의 물음에 HR은 객관적 언어로 대답해야 한다.
그리고 미래를 예측하는 진화의 단계로 CEO를 인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