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ormance Mgt.

전통적 성과관리가 실패하는 이유

joosoo 2015. 10. 22. 11:01

왜 전통적인 성과관리 방식인 Rank and yank 시스템이 실패한 이유는 몇 가지로 요약된다.

 

#1.

비즈니스 및 업무 환경 변화

강제 배분 평가 방식은 잭 웰치 시절 GE 모델로 유명하지만 이 보다 훨씬 이전인 20세기 초에 생겨난 개념이다.

현재의 형태와 유사한 성과평가는 1914년 로드앤테일러(Lord and Taylor) 사에서 처음으로 이루어졌다.

(* 'Appraising performance appraisals: A critical look at external control management technique', Law, D.R., 2007)

이 회사는 관리자들에게 부하들이 업무 목표를 얼마만큼 달성했는지를 평가하는 표를 1년에 한 번씩 작성하도록 하였고,

이것이 '전통적인' 성과평가 시스템의 모델이 되었다.

당시는 산업화가 가속화되는 시기로 구성원을 '노동자'로 바라보는 시각이 일반적이었고,

그들의 성과는 생산한 제품 수, 설치한 철도 길이, 근무 시간 등의 수치적 결과물로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었다.

반면 오늘날 직장인의 70% 이상은 서비스 또는 지식기반 업무를 수행한다.

업무 성과는 특정 기간의 정량적 산출로 판단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성과의 대부분은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되는 구성원의 스킬, 태도, 혁신, 팀워크, 고객 헌신 등에 의해 만들어진다.

따라서 높은 성과 창출을 위한 성과관리는 어느 한 시점에서 누가 잘 했는가를 판단하는 순위 매기기 보다 성과를 만들어 내는 이러한 능력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2.

평가 주기와 실제 업무 성과와의 불일치

지금의 비즈니스 환경은 좀처럼 년간 평가 주기를 따르지 않으며 특정 매니저 하고만 일하지도 않는다.

목표는 수시로 바뀌고, 이를 달성하고자 하는 전략도 변한다.

구성원들은 다양한 팀과 엮여서 일하고 동시에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어느 순간에 평가 결과를 매겨야 하는지도 애매하고, 누가 평가하는 것이 옳은지도 판단하기 어렵다.

 

#3.

정규분포에 대한 잘못된 믿음

Rank and yank의 전통적 성과관리의 근본적인 믿음은 정규분포 형태의 평가 등급 강제 배분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으로 인해 많은 회사에서 구성원의 사기가 떨어지고 성과관리 시스템에 반감을 만들고 심지어는 우수한 직원의 이직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고성과자부터 저성과자 순으로 나열하면 어떤 패턴이 나타날까?

일반적으로 많은 기업에서 중간 성과자가 가장 많고 양 끝으로 갈수록 줄어드는 종(Bell) 모양의 정규분포 형태를 가정한다.

그래서 직원들의 평가 등급을 정할 때 (5등급으로 나눈다면)

가장 높은 S등급 10%, A등급 20%, 중간 등급인 B등급 40%, C등급 20%, 가장 낮은 D등급 10%로 강제 할당하곤 한다.

한편 연예인, 교수, 정치인, 운동선수 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고성과자와 저성과자의 패턴이 정규분포가 아닌 멱함수(power law) 분포에 가깝게 나타났다.

멱함수는 고성과자가 분포하는 오른쪽으로 갈수록 아래로 뚝 떨어지는 '둥근 L자' 형태이다.

에미상, 그래미상, 골든글로브상 등 주요 시상에서 상을 받았거나 후보에 오른 연예인의 분포를 그려보니

상을 받거나 후보에 오른 회수가 증가할수록(고성과자 일수록) 숫자가 급감하는 멱함수 분포를 보였다.

연구자의 논문 게재 회수, 정치인 재임기간, 운동선수의 성적도 마찬가지의 결과를 보였다.
(*Source: The best and the rest: Revisiting the norm of normality of individual performance, Ernest O'boyle JR. & Herman Aguinis, Personnel Psychology, Vol.65, 2012)

그렇다면 실제 기업의 구성원 성과도 멱함수 분포를 보일까?

최근 몇 년간 컨설팅을 수행한 국내 주요 기업의 평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직원들의 성과는 정규분포의 중앙보다 약간 오른쪽이 가장 높이 솟아있고 왼쪽으로 긴 꼬리가 생기는 패턴을 보였다.

특히 전문성이나 혁신이 중요한 산업에서 더욱 이러한 모습을 보인다. 

(* 상대배분 직전의 성과평가 점수 분포, 일부기업 selected)

다수의 직원들이 보통 이상의 성과자로 비슷한 수준이고 성과가 매우 낮은 성과를 보이는 직원도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가정하는 것보다 많지 않다. 

따라서 정규분포 형태로 평가 등급을 강제 배분할 경우,

고성과자임에도 중간 성과자로 분류되고, 일부 중간 성과자는 저성과자가 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는 곧 규성원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회사에 충분히 기여하는 인력이 회사를 그만두게 하는 원인이 된다.

이 결과는 직원들의 성과 분포를 정규분포라 간주하여 평가 등급을 강제 배분하는 관행이 옳지 않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