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속 HR 애널리틱스
#1.
2011년 개봉된 영화 '머니볼'은 스포츠에서 활용된 대표적인 HR 애널리틱스 사례이다.
영화 속으로 들어가 보자
1989년 마지막 우승 이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그저 그런 팀으로 전락한다.
좀 하는가 싶다가도 시즌이 끝나면 주전 선수들을 다른 구단에 뺏기기 일쑤다.
열악한 구단 재정으로 선수를 붙잡지 못하는 탓이다.
2001년 디비전 시리즈에서 맞붙은 뉴욕 양키스와 애슬레틱스 선수단 연봉 차이는 거의 3배에 달했다.
(양키스 1억1400만달러 vs. 애스레틱스 3900만달러)
애슬레틱스는 양키스에 시리즈 전적 2 대 3으로 석패했다.
이듬해인 2002년. 우승하곤 거리가 먼 구단이란 오명을 벗어던지고 싶은 빌리 빈 단장은
제한된 예산으로 최대한 경제적인 야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경제학을 전공한 피터 브랜드를 부단장으로 전격 영입하고 기존의 선수단 운영 방식을 완전히 바꾼다.
오직 통계로 짜인 ‘승리 공식’을 따라 스타 플레이어를 과감하게 방출하는가 하면 다른 구단에서 거들떠보지 않던 선수를 팀에 합류시키기도 한다.
나이가 많아 퇴물 취급을 받던 데이비드 저스티스, 사생활이 문란한 제러미 지암비, 특이한 투구자세에 공까지 느린 채드 브래드포드 등을 속속 영입했다.
빈은 선수 영입에서 출루율을 중시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야구는 피차 소모전이다. 출루하면 이기고 못 하면 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타율과 도루보다는 출루율과 OPS(출루율+장타율)에 무게를 둔 선수 영입이다.
처음부터 성공을 거둔 건 아니었다.
시즌 초반 17게임 중 14패.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꼴찌다. 팀이 연패에 몰리자 모두 구단 프런트를 비난한다.
하지만 팀이 자리를 잡아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점점 이기는 경기가 많아졌다. 17연승, 18연승, 19연승. 급기야 9월4일 20연승 기록을 달성한다.
아메리칸리그 103년 역사상 최다 연승을 달성한 순간이다.
#2.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20연승 신화는 애널리틱스의 상상력이 날린 ‘장외홈런’으로 묘사되며, 머니볼이 유명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머니볼이란 경기 데이터를 철저하게 분석해 오직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수들을 운영해 승률을 높인다는 게임 이론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는 파워 엘리트 30인에 워렌 버핏, 앨런 그린스펀과 함께
빌리 빈을 선정하는 등 머니볼 이론은 경영, 금융 분야에서도 주목 받았다. (* Those Who Influence the Markets Most, the Wall Street Journal, November 10, 2003)
최근 들어서 과학기술 및 카메라 기술의 발달로 더욱 정교한 데이터의 수집이 가능해져 투구의 궤적 및 투수의 그립, 타구 방향, 야수의 움직임까지 잡아낼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기업뿐만 아니라 스포츠 세계에서도 기존의 정형화된 데이터뿐만 아닌 비정형 데이터의 수집, 분석, 활용을 통한 애널리틱스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영화 속 부단장인 피터 브랜드의 대사는 HR 애널리틱스를 고민하는 기업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모두 야구를 잘못 이해하고 있어요. 중요한 건 선수가 아닌 승리를 사는 거예요. 승리하기 위해 득점을 올릴 선수를 사야죠.”
회사에 필요한 인재가 누구하고, 그들을 확보하고 육성하는데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지 이해해야 있는가?
우리는 지금까지 기업이 승리하기 위한 인재 관리를 해 왔는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HR 애널리틱스를 통해 검증해 봐야 할 시점이다.